“와! 와!”
전주에 위치한 삼성 보육원. 기다렸다는 듯한 아이들의 함성이 맑은 하늘을 쩌렁쩌렁 울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하나 씩 보이자 문 밖까지 나와 있던 보육원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를 하는 소리다.
25일 오후 전주 KCC 프로농구 선수단이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삼성보육원을 찾았다. 선수단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진행됐던 유소년 농구교실 창단식을 마치고, 사랑나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다시 아이들을 찾은 것이다.
100명 가까이 되는 삼성 보육원 아이들과 직원들은 KCC 농구단의 방문에 반갑게 맞이하며 푸짐한 선물도 준비했다. 이틀 내내 공을 들여 만든 꽃목걸이와 1000개가 넘는 종이학, 정성들여 쓴 편지까지 보육원 아이들은 선수단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직접 만든 꽃목걸이를 선수들의 목에 걸어주고 선수들의 양손에 매달려 보육원 안으로 입장했다. KCC 농구단도 사인볼 및 농구화, 과자 등을 선물로 답례했다.
이 날 행사는 KCC 농구단에서 먼저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한다. 삼성 보육원 김인숙 원장은 “KCC 농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KCC 허재 감독도 “좋은 취지로 봉사활동을 계획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웃으면서 즐겁게 임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오늘과 같은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닿는 대로 자주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CC 선수단은 기념 촬영 및 선물 증정이 끝난 후 바로 페인트 복장으로 바꿔 입고 본격적인 도우미로 나섰다. 강당에서 페인트 복장으로 갈아입던 선수들은 몸에 비해 옷이 너무 작아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브랜든 크럼프와 제이슨 로빈슨은 솔선수범(?)해서 복장을 갖춘 후 재미있는 포즈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KCC 선수단은 보육원 옥상과 놀이터에서 농구공 대신 각각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페인트 통과 붓을 들고 녹슨 기구들에 페인트로 새 단장을 했다. 놀이터에서 페인트 칠을 하던 서장훈은 “페인트 칠을 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운동도 되고 좋다.”며 “아이들과 함께 해서 더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장훈은 “때가 돼서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자주 찾아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을 위한 마음을 전했다.
유난히 페인트 복장이 잘 어울렸던 제이슨 로빈슨도 “이런 봉사활동은 시애틀에 있을 당시 자주 했었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다.”며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말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이어 로빈슨은 앞으로 4~5년은 한국에 더 머무르고 싶다면서 ‘아이 러브 코리아’를 연신 외치며 밝게 웃어 보였다.
무더운 한 낮의 페인트 칠이 끝난 후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아이들과 강당에서 자유롭게 즉석 사인회 및 기념촬영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삼성 보육원 정빈나(15세)는 “신명호 선수를 좋아해서 편지에도 남겼는데, 제 이름을 꼭 기억해주세요. 사랑해요.”라며 수줍어하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추승균과 브랜든 크럼프가 아이들에게 목마를 태워 덩크슛을 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육원 아이들은 선수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면서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 선수들도 다시 찾을 것을 약속하며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출처=점프볼)